차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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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나무(학명: Camellia sinensis)는 동백과(Theaceae)에 속하는 다년생 상록 관목수로 북위 35° 이하 아열대 기후나 열대 기후의 지방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다.

차나무라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깔끔하게 정돈된 테라스와 눈앞에 펼쳐지는 초록 풍경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러나 자연 그대로의 상록수인 차나무는 마른 가지와 넓은 초관(식물 최상부의 가지와 잎들이 이루는 모양)을 지니고, 높이가 4~17m로 자라는 중간 크기의 나무와 같다. 외진 곳에서 발견되는 차나무도 실은 이전에 재배된 차나무인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진정한 야생 차나무가 실제로 존재하는지의 여부도 베일에 가려져 있다.

차나무의 꽃은 희고 3cm 정도 크기이며, 밝은 노란색 꽃가루를 가진다. 열매는 갈색이 도는 녹색이며, 차나무를 발아시키는 씨앗이 들어 있다. 차나무는 강한 내성을 지녀 다양한 지형에서 최대 50년까지 자라며, 다른 식물에 비해 병충해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품종

음용하기 위한 찻잎을 생산해 내는 차나무는 전세계적으로 두 가지의 품종이 있다. 차나무는 각 품종마다 지형, 기후, 강우량 등에 각기 다른 성장 선호도를 보인다. 이와 같은 성장 조건의 차이는 차나무의 외형을 결정할 뿐 아니라, 찻잎의 수확과 최종 상품인 티의 종류와 품질, 그리고 생산량까지도 결정한다.

카멜리아 시넨시스 시넨시스(Camellia sinensis var. sinensis)):

시넨시스 품종의 차나무는 아시아 전역에서 해발고도가 높은 서늘한 계단식 고원 지대에서 재배되며, 산지의 계절성 기후가 변화하면서 찻잎이 3~5cm 정도로 작고 파릇파릇하면서 향이 풍부하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시넨시스 품종의 찻잎은 향이 나는 녹차, 백차, 우롱차를 생산하기에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 홍차로도 생산된다. 겨울철에는 수확이 겨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봄에 수확으로 거두어들이는 찻잎으로 만든 티의 향미가 가장 훌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형상은 긴 뿌리와 호리호리한 몸통을 지녔으며, 잎과 함께 열매와 작은 꽃을 맺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시넨시스종은 카테킨 함유량이 적고 아미노산의 함유량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카멜리아 시넨시스 아사미카(Camellia sinensis var. assamica):

인도 북부의 고원 지대나 중국의 윈난성에서 발견되는 아사미카 품종은 무덥고 연간 강수량이 2,000mm 이상인 열대 기후에서 재배하기에 적합하다. 이 품종은 기후와 지형이 적합하다면 찻잎을 수확한 지 몇 주 이내에 찻잎을 다시 돋기 때문에 한해 동안 수확할 수 있다. 그럼에도 봄이나 몬순기기 이후에 생산된 차가 시장에서는 선호도가 훨씬 더 높다. 봄에 생산된 아사미카 품종의 차(일반적으로 홍차)를 일컬어 first flush(퍼스트 플러시)라고 한다. 아사미카 품종은 홍차를 대량으로 생산하여 거대 주류 시장에 판매하려는 수많은 기업들에게는 찻잎의 생산성이 높고 재생 능력도 뛰어나 확실히 좋은 선택지라 할 수 있다. 또한 시넨시스 품종에 비해 크기가 약 10~18cm 정도로 찻잎이 더 크고 튼실하여 격렬한 가공 과정을 거치는 홍차를 비롯하여 더 복잡하고 가공 시간이 더 긴 보이차, 우롱차, 훈연차 등의 차를 생산하는 데도 완벽하다. 형상은 매우 높게 자라고 트리 구조로 뻗어 나가는 특징이 있다.

아사미카종은 시넨시스종에 비해 카테킨의 함유량이 풍부하고 아미노산의 함유량이 적다.

이 두 품종은 서로 다른 기후 조건에서 자라나며, 각기 다른 맛을 지닌다. 이외, 차나무과에 속하지만 동백나무인 카멜리아 자포니카(Camellia japonica)는 잎을 차로 우려내 마시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재배

시넨시스와 아사미카의 두 품종을 모두 재배하는 경우에는 야생 차나무에서 수확할 경우보다 관리가 더 쉽도록 가지치기를 해야 한다. 차나무 덤불의 폭을 손이 닿을 정도 이내로 하고, 높이는 허리 아래에 오도록 관리한다. 정기적으로 가지치기를 하면 어린 찻잎과 새싹이 무성하게 자라 찻잎의 수확량이 늘어 티 생산에는 이상적이지만, 결과적으로 차나무의 꽃이나 열매는 보기 힘들어 진다.

시넨시스 품종은 찻잎을 새로 돋는 재생성이 좋고, 웬만한 기후나 토양에서도 잘 자란다. 그럼에도 고품질의 차를 생산하려면 토양이 수분감이 있고, 깊이가 있으며 산성을 띠어야 한다. 또한 10°C 이상의 온난하고 다습한 기후 조건을 갖추어야 하며, 연평균 강수량도 1,000mm 이상인 곳이어야 한다.

습도가 높고 안개가 끼면 강렬한 태양 빛을 막아 주어 찻잎이 따뜻하고 습한 조건에서 더디게 성장한다. 이는 전세계 고품질의 티가 주로 해발 1,200mm 이상의 고원 지대에서 생산되는 이유이기도 한데, 찻잎에서 다량의 수분을 흡수하여 푸릇푸릇하고 부드러우면서 향미도 최고의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이다.

차나무는 다 자라기까지 3년 반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일반적으로 작은 모밭을 별도로 두고, 그곳에서 씨앗을 뿌린 뒤 2년 3개월 정도 키운다. 그리고 어느 정도 자라면 넓은 장소로 옮겨 심는다. 찻잎을 수확할 때는 건강하고 성숙한 차나무의 찻잎만 거두어들인다. 토양은 뒤엎어 주는데, 이때 잡초를 뽑아 주면서 뿌리가 생존하는데 필요한 물과 영양을 빨아들일 수 있도록 수분을 유지한다. 어린 차나무가 성숙해지면 여느 농작물과 마찬가지로 산기슭에 계단식으로 줄지어 심는다. 좁은 줄 모양으로 경사면을 잘라 지형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계단식 밭에는 관개시설을 갖추어서 강우량의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관리하여 차나무에 물을 충분히 공급해 준다.

열대 지방의 산지가 아닌 곳에서도 차나무를 직접 재배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주위의 원예 용품점에서 구할 수 있는 깥은 차나무과인 동백나무도 약간만 보살펴 주면, 뒤뜰에서도 쉽게 재배할 수 있다. 차나무를 재배할 때 먼저 씨앗을 뿌릴 것인지, 차나무를 꺾꽂이법으로 차나무를 심을 것인지(더 어려움), 또는 어린 묘목을 구입해 심을 것인지, 다자란 차나무를 구입해 심을 것인지(더 쉬움) 결정한다. 집 밖 정원에 심어 찻잎을 빨리 거두어들여 요리 재료로 사용하고 싶다면, 다 자란 차나무를 심을 것을 권장한다. 씨앗을 뿌리거나 꺾꽂이법으로 차나무를 심는 경우에는 다 자랄 때까지 3년 반 정도 걸리기 때문이다.

씨앗을 뿌려 재배

  1. 씨앗을 3cm 간격으로 최대 5개씩 심는다. 화분은 지름이 적어도 15cm 이상이어야 하고 배수구도 많아야 한다. 토양은 약산성(pH5가 최상 조건)이거나 철쭉과의 같은 산성 식물의 퇴비(ericaceous compost)를 사용해야 한다.
  2. 햇빛이 잘들고 따뜻하며 약간은 그늘진 곳에 화분을 둔다. 창턱이나 온실 안도 좋다.
  3. 뿌리가 충분히 자랄 수 있도록 큰 화분으로 옮겨 심는다.
  4. 2년 정도 지나서 차나무가 50cm 이상의 높이까지 자라면 뒤뜰에서도 무리 없이 자랄 수 있는 상태가 되는데, 이때 빛이 잘 들고 흙이 산성을 띠는 곳으로 옮긴다.

꺾꽃이법으로 재배

  1. 건강하게 자란 차나무에서 가지를 잘라 꺾꽂이한다. 이때 반드시 잎과 새싹 모양이 건강한 가지를 찾아야 한다. 가지치기용 가위나 날카로운 칼을 사용해 싹이 자라는 부위인 잎의 옹이 부분을 4cm 이하 길이로 자르되, 사선으로 빗겨 자른다.
  2. 배수가 잘 되는 화분에 절반은 산성 식물의 퇴비나 산성 토양을, 절반은 화분용 모래를 채우고 물을 붓는다.
  3. 이쑤시개로 흙에 구멍을 뚫고, 잎이 흙에 닿지 않을 정도로 자른 가지를 심는다.
  4. 따뜻하고 습기가 많은 곳에 화분을 보관한다. 미니 온실어 두거나 화분에 비닐봉지를 씌워 고무줄로 묶은 다음 창턱에 올려놓아도 된다. 후자의 경우에 매일 2시간 반 정도 덧씌운 봉지를 걷어 내 잘린 가지에 신선한 공기를 주입해야 한다.
  5. 10주 정도 지나면 뿌리가 단단해지면서 새로이 성장한다. 다른 곳으로 옮겨 심어야 하는 시점이 된 것이다.
  6. 2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 차나무가 5cm 이상의 높이로 자라면 정원에서도 잘 자랄 수 있다. 햇빛이 잘 들고 토양만 산성이면 어데이서든 잘 자란다.

어린 묘목이나 다 자란 나무의 재배

  1. 온종일 직사광선이 들지는 않는 정원의 따뜻하고 빞이 잘 드는 곳을 찾는다.
  2. 흙은 pH5 이하의 산성이어야 한다. 원예 용품점에서 흙의 성질 테스트기를 구입해 토양의 성질을 확인할 수 있다. 흙이 산성이 아니라면 용기에 옮겨 심거나 산성 식물의 퇴비를 뿌려서 재배한다.
  3. 겨울철 기온이 영하 10°C 이하로 떨어지면 '원예용 플리스(horticultural fleece)'를 씌워 보호해 준다.

유기농 vs. 비료

많은 다원들과 농장에서는 찻잎의 수확량과 품질을 높이기 위해 농약과 화학 비료를 사용하고 있다. 농약을 사용하는 이유는 차나무를 위협할 수 있는 해충이나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는 비료나 농약의 사용을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일로, 고품질의 차를 생산하는 데 불가피한 일로 여긴다. 그러나 스리랑카 등 일부 다른 국가에서는 거름이나 식물의 잔해를 활용한 퇴비 등 천연 비료만을 사용하여 '무농약'차를 생산하겠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국가들에서도 질병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 최소한의 농약은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차나무에 자주 발병하는 떡병(bluster blight, 담자균에 의한 식물병)을 예방하기 위해 보통 동살균제(coppoer fungicide)를 사용하는 것이다.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짓거나 화학 비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는 것은 이상적이다. 또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 지식을 바탕으로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지으면 환상적인 차를 생산할 수 있다. 화학 비료의 무분별한 사용이 장기적으로 환경과 차를 소비하는 소비자에게 해를 끼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하는 것도 물론 맞는 이야기다. 그러나 유기농법으로 차를 생산하는 일은 단순하게 결론을 내릴 수 없는 매우 복잡하고도 어려운 문제이다.

가장 큰 문제는 안전 기준에 관한 교육이 없어 농약을 남용하게 되고, 과도하게 농장을 지음으로써 자연 환경과 생물 다양성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안긴다는 점이다. 이 경우에 사람에게도 질병을 야기할 수 있고, 상수도와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으며, 토양의 자연적인 순환 체계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사람과 동물에게까지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생물 다양성을 파괴하고 토양의 침식이 일어날 수 있다.

물이 충분히 공급되고, 질 좋은 퇴비와 토양이 구비되어 있으며, 토양에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다면, 어디에서든 차나무를 건강하게 기를 수 있다. 차나무는 수천 년의 역사 속에서 지속적으로 재배된 데 반해, 비료는 최근에야 개발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길 바란다. 그럼에도 농약과 비료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데는 수많은 이유들이 있다. 이때문 무엇보다도 환경적인 요소들을 잘 고려하여 사용해야 한다.

인도의 아삼 등 일부 지역의 소규모 농가에서는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는 도저히 수요를 맞출 수 없다. 작은 땅과 적은 노동력, 그리고 낮은 비용으로 생산량을 두 배나 늘려야 하는데,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서는 경제적으로 수지가 맞지 않는 것이다. 차시장에서도 경쟁이 점차 격화되면서 훌륭한 품질의 차를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데는 농약과 비료의 사용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차 산업으로 가난한 농촌의 경제가 활성화되고 일자리가 창출되는 상황에서 농부들에게 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값비싼 유기농법으로 전환을 요구하는 것은 가혹하고도 비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지속되기 어렵다.

일본에서는 비료나 농약이 매우 흔하게 사용된다. 다원이나 농가에서는 재배를 유기농법으로 전환하고 싶어도 실현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이다. 시간과 비용이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으며, 유기농법을 적용하려는 농가에 산업계와 농업 공동체로부터 시설과 장비를 비롯해 각종 지원들이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유기농법을 적용하는 데 가장 큰 장벽은 장소이다. 유기농법을 적용하는 농장은 적당한 완충 지대도 없이 비료를 사용하는 농장의 근처에서 차를 경작할 수 없다. 반대로 비료를 사용하는 농장의 입장에서는 유기농법으로 인해 야생 생물이 들끓게 되어, 결과적으로 더욱 더 많은 비료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가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와 같이 비료나 농약을 사용하는 이유는 충분히 이해되지만, 무분별한 사용은 대체로 환경을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